여성과학기술인 이야기 36_하선화 경희대 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 시대 여성과학인 소개 캠페인 ‘She Did it’을 펼치고 있다. 〈교수신문〉은 여성과학기술인이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WISET과 공동으로 소개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가 교수 사회에 진심을 담아 전달되길 기대한다. 서른여섯 번째는 하선화 경희대 교수이다.
여성 연구자가 드물던 30년 전, 농업 유전공학 분야에 뛰어들어 묵묵히 작물 연구의 외길을 걸으며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성장에 기여한 장본인이 있다. 바로 하선화 경희대 교수(유전생명공학과)이다. 하 교수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유용물질의 대사 경로와 조절 기작을 밝히고, 이를 응용해 건강 기능성·고부가 가치 작물을 개발한다.
하 교수는 “식물의 생리적·생화학적 경로의 변경 및 도입을 통해 유용한 대사산물의 생산을 증대하거나, 새로운 대사산물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라며 “이를 토대로 작물의 영양성분이나 환경 스트레스 내성을 강화하고, 특정 의약품 성분이나 산업용 화합물 같은 고부가가치 물질을 개발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광합성 효율을 높이거나 질소 고정 능력을 강화해 작물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어요. 이것을 작물 대사공학이라고 하는데, 유전공학·생화학·생리학·유전학·합성생물학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융합연구예요. 그린바이오 산업의 핵심기술이기도 하죠.”
그린바이오 산업에서 작물 대사공학이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 교수는 “그린바이오란 생명공학 기술이 농·수산업에 적용된 새로운 개념입니다”라며 “기후변화와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기술 등이 접목된 융·복합 산업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지는 추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선화 교수는 경북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페니실리움이라는 균류를 연구하며 분자생물학을 전공했지만, 농촌진흥청 소속 유전공학연구소(현 국립농업과학원 생명자원부) 농업연구사가 되면서 식물 연구로 방향을 바꾸었다. 2008년 베타카로틴이 함유된 황금쌀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연구 성과는 2010년 10월 『식물 바이오테크놀로지 저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사진=WISET
식물 연구는 화장품·에너지 등
다방면에 응용
아울러, 그는 “농업에서는 스마트팜과 더불어 새로운 기능성 식물 종자 및 식물성 대체식품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식물 연구는 이제 식량을 넘어 식품, 화장품, 환경, 에너지,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어요”라며 기초연구로서 식물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황금쌀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황금쌀’은 비타민 A 결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유전자 변형 작물(GMO)이에요.” 하 교수는 “식물 생명공학적 기술로 일반 쌀에 존재하지 않는 베타카로틴(beta-carotene) 성분을 함유하도록 만든 것”이라며 “황금쌀은 영양 강화 작물의 대표적인 예로, 비타민 A 결핍으로 인한 시력 문제와 면역력 저하를 예방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비타민 A를 섭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작물임에도 상용화가 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유전자변형생물체로서 농작물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아요. 하지만 코로나19 시기에 mRNA 백신을 전 세계가 받아들였듯, GMO 작물을 수용하는 적절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GMO 작물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라지만, 과학자로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연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수용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하 교수는 선배 여성 과학자로서 후배 여학생들에게 긴 호흡의 연구를 당부했다. 그는 “섬세함이 필요한 생명과학 분야는 확실히 여성에게 유리한 전공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식물 연구는 식물 생장 속도에 맞춰 주기가 긴 편이라 좀 긴 호흡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좋고,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힐링도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분야에서 여성 연구자를 보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많아졌다. 하 교수는 식물 연구 분야에서 여성 연구자들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31816